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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문제, 日해법은③] '밥 한끼 나누는 情' 가득한 공간…꿈 향한 출발선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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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4.10.16 09:00 [백종훈 기자]

'NPO good' 정부 지원 없이 25년 히키코모리 지원
힘든 환경 체험하며 차이·차별 無…성취감 통해 극복


일본 도쿄도 이타바시구 유키마치에 위치한 히키코모리 지원센터 'NPO good' 전경.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도쿄=백종훈 기자] 일본 도쿄도 이타바시구 유키마치에 위치한 히키코모리 지원센터 'NPO good'는 도심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외관은 벽돌에 지어진 3층짜리 주택으로 보이지만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온기가 가득했다. 센터 내 아이들은 손님을 보자 반가운 얼굴로 맞이한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청소년처럼 보이지만 다들 아픈 시간을 보내고 센터에서 웃음을 찾은 아이들이다.

센터 직원들 역시 히키코모리 유경험자다. NPO good의 도움으로 히키코모리를 탈출해 일본 은둔형 외톨이 사회 복귀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새로운 가족의 탄생…함께 먹고 자며 교감 나누기

NPO good의 내부 모습은 일반적인 지원센터의 모습과 달랐다. 오히려 일본 가정집을 방문한 느낌을 받았다.

구조 역시 큰 거실과 부엌, 방으로 나뉜 단순한 구조였다. 거실은 '프리 스페이스'란 명칭이 붙여 있다. 여러 명이 한번에 모일 수 있고 누구든지 만화책을 보거나 TV 시청, 잡답 나누기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됐다.

때로는 부엌에서 조리한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큰 거실 너머에는 비슷한 크기의 방이 하나 있었다. 이곳은 주로 잠자는 공간으로 쓰이는데 때로는 센터를 명예롭게 졸업한 선배들의 교육 공간으로도 쓰인다.

마침 센터를 방문한 당일, 불과 1년 전까지 NPO good에서 히키코모리 사회 복귀 교육을 받았던 학생이 멘토 자격으로 이곳을 찾은 터였다. 그 학생은 환한 웃음과 맑은 에너지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NPO good 관계자는 "오늘 이곳을 찾은 학생 외에 전국 고등학교 복싱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학생도 함께 센터를 방문해 구성원들과 밥 한 끼를 나눴다"며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인생의 고민을 나누며 발전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외에도 센터 졸업 후 여객기 조종사, 법조인 등 사회 복귀를 성공적으로 꾀한 이들도 많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런 졸업생들의 재능 나눔으로 계속 선순환이 이어지면서 25년 동안 히키코모리 지원센터로서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NPO good은 이처럼 세상과 단절 후 사회 복귀 의지를 지녔지만 그것을 쉽게 해낼 수 없으리란 두려움을 가진 이들을 상대한다. 

오지 탐험이나 해외 홈스테이 등으로 자립심을 키우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는 방식으로 용기를 다지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올바른 곳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 즐겁고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래야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사람들이 센터를 계속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함께 땀 흘리고 웃고 싸우고…자원봉사 워크캠프로 새롭게 '스타트'

NPO good의 대표 프로그램은 '워크캠프'다. 일상을 떠나 공동생활이나 다른 지역을 찾아 홈스테이를 하는 것으로 사회 복귀 적응을 한다.

또 방문한 지역에서 농업이나 목축업 체험, 우물 파기, 학교 만들기와 같은 자원봉사도 함께 진행한다.

워크캠프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스리랑카, 태국, 몽골 등 해외는 물론 히로시마현, 나가노현, 시즈오카현 등 일본 내에서도 펼쳐진다. 
NPO good의 활동 모습. (사진=NPO good 인스타그램)
NPO good의 활동 모습. (사진=NPO good 인스타그램)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동료와 협력해 작업하는 동안 참가자의 인간적인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히키코모리 외에 일반 학생과 직장인, 히키코모리 극복자 등 여러 종류의 사람이 모인다는 것도 눈에 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히키코모리나 일반인은 모두 같은 사람일 뿐이다. 차이와 차별이 없는 곳에서 고립은둔 청년은 물론 일반인도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어 매년 신청자가 몰린다.

이처럼 NPO good이 체험 주도형 프로그램을 통해 히키코모리 사회 복귀 지원에 나서게 된 이유는 이소다 코지 대표의 영향이 크다.

이소다 코지 대표는 65개국 해외여행 경험을 다니면서 처음 만난 사람끼리 아무 편견 없이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경험을 했다. 이어 아픔이 있는 일본 청년에게 더 많은 세계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란 각오로 2001년 NPO good을 설립했다.

이소다 코지 대표는 "어려울 것 같지만 함께 땀 흘려 일하다 보면 어느새 말이 조금씩 늘어가는 기분을 느낀다"며 "또 이렇게 계속 붙어 있으면 상대의 싫은 부분도 보이고 자신의 나약한 부분이 노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서로를 왠지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하면서 차츰 친해져 가는 것"이라며 "이런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는 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무언가가 크게 바뀌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모두 한 번쯤은 '자기 삶이 이것으로 좋은 것일까'하는 의구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단조로운 매일과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지루한 날들이 때로는 정말 큰 걱정으로 다가온다"며 "하지만 같은 일로 고민하더라도, 누군가는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계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스바라시이 인생'을 찾아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뉴스웍스(https://www.newswor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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